미국의 주요 인공지능(AI)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배제한 국제 AI 협력 체계 구축을 공식 제안했다. 지난 17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비공개 오찬에서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와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CEO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AI 협의체 구상을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G7 정상,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주요 AI 기업 경영진이 참석했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협의체 구상은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첨단 AI 모델에 대한 「구조화된 접근」 체계를 도입해 신뢰할 수 있는 국가와 기관에만 최신 모델 사용 권한을 제한적으로 부여하는 방안이다. 둘째, 반도체와 핵심 부품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조치다. 셋째, 사이버 공격·생물학적 위협·허위 정보 확산 등 AI 위험에 공동 대응하는 체계 구축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경제·안보 동맹에 가까운 구상으로 평가된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의 비협력은 위험하다」며 향후 수개월 동안 민주주의 국가들의 AI 위험 대응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핵심 인프라 보호를 위해 첨단 AI 모델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미국의 일방적 통제에 우려를 표시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하룻밤 사이 스위치를 내릴 수 있다면 그런 기업 모델은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올트먼 CEO는 보다 완화된 형태의 국제 협력 모델을 제안했다. 각국이 참여하는 국제 포럼을 통해 AI 모델의 성능과 위험성을 평가할 공통 기준을 마련하자는 내용이다. 일부 참석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설립된 금융안정위원회(FSB)와 유사한 형태의 AI 협의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주목할 점은 아모데이 CEO의 이번 제안이 미국 정부와의 갈등 속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미국 상무부는 앞서 앤스로픽의 최신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를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했고, 앤스로픽은 규정 준수를 위해 두 모델의 서비스를 전 세계에서 중단했다. 다만 업계는 이번 협의체 구상을 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일방적 결정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로 해석하고 있다. 아모데이 CEO는 미국 주도의 국제 공조에 기반한 감독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