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신흥국 펀드 두 곳의 작년 1년간 수익률이 큰 폭으로 벌어졌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IEMG'는 약 40% 수익률을 올린 반면, 뱅가드의 'VWO'는 약 20%에 머물렀다. 각각 1천500억달러와 1천2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펀드에서 나타난 이 같은 격차는 일반적이지 않다.

수익률 차이의 원인은 한국 주식의 포함 여부에 있다. IEMG를 운용하는 블랙록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를 따르는데, MSCI는 현재까지 한국을 신흥국으로 분류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기업들을 포함시키고 있다. 이 펀드에서 한국 주식은 대만(27%) 다음으로 약 23%의 비중을 점한다. 반면 뱅가드의 VWO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 지수를 기준으로 하는데, FTSE 러셀은 2009년 이래 한국을 선진국 범주로 재분류하면서 신흥국 지수 구성에서 제외해왔다.

작년 1년간 반도체업계가 인공지능 랠리에 힘입어 코스피를 견인하면서, 한국 주식을 보유한 블랙록 IEMG가 상대적 우위를 누렸다. 한국 비중이 없는 뱅가드 VWO는 중국과 인도 편중도가 높아 같은 기간 상대적으로 약한 흐름을 보였다.

MSCI가 원화 시장의 유동성 제약을 이유로 한국을 신흥국 지위에 유지하는 반면, FTSE 러셀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시장 발전 수준을 고려해 선진국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뉴욕 소재 오션파크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제임스 세인트 오빈은 「투자자가 수수료만을 기준으로 펀드를 선택하면 근본적인 차이를 간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