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연합인 OPEC+ 소속 7개국이 지난 5일 화상회의를 열고 8월부터 일일 생산량을 18만8천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는 4월 이후 5개월 연속으로 추진되는 증산 결정이다. 7개국은 성명을 통해 "석유 시장 안정을 위한 공동 노력의 일환으로 2023년 4월 발표한 자발적 추가 감산 조치와 관련해 생산 조정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OPEC+는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차단되자 국제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4월부터 매달 할당량을 증가시켜왔다. 다만 실제 원유 수출량은 오히려 줄어들었는데, OPEC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쿠웨이트 등 3개국의 생산량은 올해 1분기부터 5월까지 일일 600만배럴 규모로 감소한 상황이다. 색소은행 애널리스트 올레 한센은 해협을 거쳐가는 원유가 저장고에 보관된 물량이며, 생산을 재개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해협 상황이 정상화되면 7월에 개선세, 8월에는 회복세 가속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내년에는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라이스타드 에너지 애널리스트 호르헤 레온은 "내년에는 모두가 공급과잉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이 해협 차단 기간 소진한 원유 재고를 채울 때까지는 공급물량을 흡수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압박이 불가피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OPEC+의 결집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의 탈퇴로 이미 장악력이 약해진 가운데, 이라크는 전쟁으로 인한 수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생산 쿼터 확대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업계는 OPEC+가 회원국의 증산 요구와 유가 하락 관리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