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29일(현지시간) 하락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합의 틀에 도달했다고 밝히며 중동 분쟁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으나, 이란 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불확실성이 상존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86.26달러로 1.65% 하락했으며, 브렌트유 8월물 선물 가격도 1.55% 내린 88.98달러에 거래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며칠 내로 합의가 서명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합의가 최종 확정되면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도 재개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공격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하며, 테헤란과의 협상이 최고위급에서 승인되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란 국영 통신사인 파르스(Fars)는 텔레그램을 통해 워싱턴과의 양해각서(MOU) 초안에 대해 승인된 바가 없다고 보도했다. 파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이란이 이미 제출한 제안을 넘어서는 새로운 내용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전의 군사적 위협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평가했다. 파르스는 "현실은 이란이 아직 최종 답변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미국이 이란이 제안한 텍스트를 수용했기 때문에 재검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BMO 캐피털 마켓(BMO Capital Markets)은 최근 미-이란 간의 충돌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예상외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적 노력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항로, 그리고 중국의 원유 수입량 급감 등이 지정학적 위험을 상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씨티(Citi) 역시 중국의 원유 수입량 감소가 중동 분쟁 이후 유가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했으며, 공급 확보를 위한 경쟁 심리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고 밝혔다. 씨티는 중국이 재고를 크게 소진하지 않으면서 하루 약 870만 배럴 수준의 수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며, 단기적으로 중국의 수요 증가가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