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작가 윤지현(35)이 전통 설화 장화홍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장편소설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를 통해 죽음과 애도의 문화적 의미를 조명했다. 16일 서울 마포구 휴머니스트 사옥에서 열린 한국어판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윤 작가는 「애도의 방법이 조금 지저분해도 괜찮다」며 「치유의 과정은 원래 그렇다는 것을 독자들이 느꼈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된 이 소설은 출간 직후 전미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아마존과 퍼블리셔스 위클리 등 주요 매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한국어판은 지난 8일 발간됐다. 윤 작가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가족을 잃은 경험이 집필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랑하는 이가 점점 쇠약해지고 이별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느낀 복합적인 감정을 문학적으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했다.

소설은 해안가 작은 마을에서 언니가 익사체로 발견되고 동생이 집안에 전해 내려오는 뼈 마법으로 언니를 되살리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다. 윤 작가는 원작 설화에서 부족했던 두 인물의 주체성을 강화하고, 관념적 존재에 불과했던 귀신에 물리적 실체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2003년 김지운 감독의 영화 『장화, 홍련』이 주요 모티브가 됐으며, 어릴 적 할머니로부터 들은 귀신 이야기와 민담이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이민 3세인 윤 작가는 소설에 한국의 장례문화와 제사 문화를 담아냈다. 그는 「서구권에서는 죽음을 멀리 두려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을 비롯한 유색인종 문화권에서는 죽음을 더 가까이 여긴다」며 「제사를 통해 죽은 선조와 함께 음식을 나누는 개념이 위안이 되고, 상실과 슬픔을 가까이하는 것이 오히려 치유의 과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작품은 또한 여성 혐오와 아시아 여성 차별 문제도 다룬다. 윤 작가는 자매가 백인 우세 도시에서 겪는 차별, 가족 내 장녀에게 강요되는 희생의 역할을 통해 여성과 이민자 가족의 복합적인 상처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2020년 시집 『늘 허기진 이들』로 등단한 그는 시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이번 소설의 문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고 밝혔다. 현재 영상화를 위해 여러 감독과 접촉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