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Bank of Korea)이 반도체업계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막대한 규모의 보너스를 물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지목했다. 지난 6월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SK하이닉스(SK Hynix)와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 등 주요 IT 기업들의 대규모 성과금 지급이 광범위한 임금 인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물가 상승은 주로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인상이 견인했으나, 분쟁이 진정되더라도 소득 여건 개선과 임금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은 목표 물가 2% 대비 2.7%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보너스 규모는 상당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 운영 이익의 10%를 근로자 보너스로 배분하기로 합의했으며, 삼성전자는 5월 18일간의 파업 위협 이후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의 10.5%를 칩 근로자 특별 보너스로 책정했다. 로이터 통신이 인용한 익명의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기본급 8천만 원인 메모리 칩 근로자는 올해 약 6억 2천6백만 원대의 총 보너스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특별 보너스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확대될 경우 다른 산업으로 임금 인상이 확산되어 공급·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히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호 한국은행 부총재는 보도자료에서 수원과 백화점 고급 상품 매장에서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가 점차 확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도체업계 근로자들의 높은 구매력은 이미 소비 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경기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시설 인근 지역의 카드 사용액 증가율이 다른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경기 지점의 5월 명품 판매는 전년 대비 53.6% 증가했으며, 명품 보석과 시계는 각각 146.3%, 85.3% 급증했다. 백화점 주식도 급등했는데, 신세계는 연초 대비 190% 상승했고 현대백화점은 120%, 롯데쇼핑은 148%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