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독일의 의약품 가격 정책을 겨냥한 관세 조사를 공식 개시했다. 미국 통상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대표는 목요일 성명을 통해 독일이 의약품 지출을 추가로 삭감하는 입법을 추진 중인 점에 대해 「심각한 후퇴」라고 지적했다.

조사의 법적 근거는 통상법(Trade Act) 301조항으로, 미국은 이를 토대로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이유로 일방적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관세 부과까지 가능하다. 그리어 대표는 성명에서 「미국 환자들이 글로벌 신약 연구개발의 불균형한 몫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는 트럼프(Trump) 대통령의 입장을 전달했다.

독일은 지난 4월 보건의료 시스템 개혁안을 제시하며 의약품에 대한 보험기금의 할인을 확대하는 비용 절감 조치를 추진 중이다. 이에 여러 제약사들은 독일 내 신약 출시 철회 또는 지연 가능성을 경고했다.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머츠(Friedrich Merz)는 이 문제는 국내 관할 사항이며 미국의 정보 요청에 대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행정부는 최근 영국과의 협상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신약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대신 의약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제공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독일도 「건설적인 협상」으로 가격 불균형을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혜국(MFN) 정책의 일환으로, 이미 세계 주요 제약사 17개사와 자발적 가격 인하에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노바르티스(Novartis), 로슈(Roche) 등 주요 제약사 임원진은 유럽 국가들이 미국 시장의 높은 약가와 다른 지역의 저가를 연동하려는 정책으로 인해 신약 출시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