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합의했음에도 양국의 항로 지침이 엇갈리면서 국제 해운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선박 운항사들이 미국과 이란 중 어느 쪽 지시를 따를지 결정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현재 해협 통항 선박들은 세 가지 상충하는 항로 지침에 직면해 있다. 미국은 오만 쪽에 인접한 경로를 권장하며 미군의 호위를 제공하고 있고, 이란은 자국 정부 허가를 받고 이란 해안선에서 거리를 둔 항로를 요구하고 있으며, 보험사들도 각자의 입장을 반영한 항로를 제시하고 있다. 미국 해운사 '세이프시 시핑'의 SV 안찬 회장은 「선주와 운항사가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며 「미국 당국의 지시를 따르면 이란의 제재를 받을 수 있고, 이란의 지시를 따르면 미국 규정에 따른 제재 위험에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올해 5월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을 설립하고 통항 허가를 의무화했으나, 이 기구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명단에 등재되어 있다. 반면 미국은 국제해양법협약에 따른 공해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만 쪽 항로를 '수호천사(Guardian Angel) 항로'로 명명하고 미국의 통행료 징수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다만 해협 통항 상황은 점진적으로 안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미·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인 일일 30척 이상의 선박이 해협을 통과했으며, 해상안보 위협 수위도 '심각'에서 '보통' 단계로 하향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