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이 나라의 노인 주거 인프라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공 노인복지주택은 대기자가 넘쳐나고, 월 수백만 원에 달하는 임차형 실버타운은 중산층 고령층에게 그림의 떡이다. 정부가 분양형 실버타운 제도를 10년 만에 되살린 배경이 여기에 있다.

10년의 공백, 왜 막혔나

분양형 실버타운은 2015년 1월 28일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사실상 신규 공급이 막혔다. 당시 정부는 분양형 구조가 부동산 투기 수단으로 전락하고, 운영사가 수익을 챙긴 뒤 철수하면서 입주 노인들이 방치되는 사례가 반복된다고 판단했다. 분양을 받은 뒤 운영 주체가 바뀌거나 서비스 질이 급락해도 입주자가 구제받을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 그 결과 신규 분양형 실버타운은 10년 가까이 공급 공백 상태에 놓였고, 시장은 고가의 임차형 시설 위주로 재편됐다.

그 공백의 대가는 수요로 쌓였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본격적으로 은퇴 연령에 진입하면서 중산층 고령층의 주거 선택지가 극도로 좁아졌다. 자가를 처분하고 생활비를 확보하면서도 안정적인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소유형' 시니어 주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누적됐다.

부활의 설계, 어디가 달라졌나

이번에 되살아난 분양형 실버타운은 이전 제도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았다는 점에서 구조가 다르다. 핵심은 운영 지속성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장치다. 분양 이후에도 운영 주체가 일정 기준 이상의 서비스를 유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운영비 확보를 위한 관리비 구조를 사전에 투명하게 공시하도록 했다. 입주자 보호 측면에서는 분양권의 전매 제한과 실거주 요건을 강화해 투기 목적의 매입을 억제하는 방향을 택했다.

그러나 제도 설계와 현실 작동 사이에는 언제나 간극이 존재한다. 운영 주체의 재정 건전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체계가 얼마나 촘촘한지, 운영사 부실 시 입주자 보호를 담보할 안전망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는 두고 볼 문제다. 업계 일각에서는 「실버타운의 성패는 지속 가능성과 고품질 서비스를 담보하는 운영 역량에 달려있다」며 책임 있는 운영 시스템 구현을 강조한다. 제도의 외형보다 운영 역량이 본질이라는 뜻이다.

두 마리 토끼, 동시에 잡을 수 있나

분양형 실버타운이 안고 있는 구조적 긴장은 명확하다. 소유권을 부여하면 자산 가치 상승 기대가 생기고, 그 기대는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를 끌어들인다. 반대로 전매를 지나치게 제한하면 시장이 위축되고 공급 자체가 줄어든다. 투기 억제와 실수요 보호는 목표가 같아 보이지만, 정책 수단의 강도를 놓고 서로 다른 방향을 당기는 힘이다.

일본의 사례는 시사점을 준다. 일본은 '유료노인홈'의 민간 공급을 장려하면서도 제3자 운영 감사와 운영비 공시 의무를 병행했다. 공급 확대와 품질 관리를 동시에 추구한 결과, 시설 수는 늘었지만 질적 격차는 오히려 벌어지는 양면성이 나타났다. 공급량이 곧 선택지의 질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교훈이다.

국내 분양형 실버타운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안착하려면, 입주자격 검증과 사후 운영 모니터링이 분양 허가만큼 엄격하게 작동해야 한다. 제도를 되살린 것은 시작일 뿐이다. 10년 뒤 이 제도가 고령층 주거 안정의 해법으로 기억될지, 아니면 또 다른 공백의 원인으로 기록될지는 지금 만들어지는 운영 기준의 밀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