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는 25일 해협 통과 선박들에 자신의 허가를 요구하는 경고를 발신한 직후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러블리'호를 공격했다. 미군의 보복 공습 이후에도 27일 유조선이 또다시 공격받는 등 국지적 무력 충돌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의 근본 원인으로 불완전한 종전 합의를 지목한다. 종전 MOU에는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 관리 방안'을 함께 정립하기로 한다는 모호한 표현이 담겨 있다. 미국의 CNN 방송은 이를 「사실상 이란 정부에 공식적인 호르무즈 해협 관리 역할을 부여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파리 정치대학의 니콜 그라예프스키 조교수는 「이러한 유연성은 양측이 동일한 조항에 비슷한 의미를 부여할 때만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이란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 방향에서 완전히 상충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미국은 전쟁 전처럼 자유로운 통항을 복원하려 오만 측 항로 확장과 상선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해협 통제권을 영구화하려 하며 오만 측 수로 활성화에 강력히 반대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는 이란에 매년 수십조원대 이익을 가져다주는 핵심 이권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더 이상 합리적일 수 없게 돼 군사적으로 임무를 끝내야 하는 시점이 올 수도 있다」며 강한 경고를 했다. 지정학 리스크 분석 업체인 유라시아 그룹의 그레고리 브루 수석 분석가는 이란이 미국의 강력한 대응 가능성을 낮게 평가할수록 위험을 감수할 동기가 커질 것으로 진단했다. 런던 싱크탱크 RUSI의 H.A. 헬리어 연구원은 「이란이 수위를 조절한 저강도 강압 활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