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퍼서비어런스 로버가 화성 제제로 분화구를 5년간 탐사하던 중 예상 밖의 발견을 했다. 네레트바 밸리스라는 고대 강 유역 가장자리의 '브라이트 엔젤'이라 불리는 지점에서 암석 표면에 직접 노출된 복합 고분자 탄소를 감지한 것이다. 그동안 퍼서비어런스는 암석을 시추하거나 마모시켜야만 접근할 수 있는 곳에서 주로 유기 탄소를 찾아왔다.
애리조나주 투손 행성연구소의 애슐리 머피 연구원은 이를 두고 「화성 표면에서 감지된 유기물 중 가장 얕은 깊이의 검출」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에서라면 이 정도 규모의 고분자 탄소는 생물학적 기원을 시사하는 신호다. 하지만 브라이트 엔젤의 탄소가 정확히 무엇이고 어디서 왔는지 파악하려면 샘플을 지구로 반송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발견은 퍼서비어런스의 로봇 팔에 장착된 자외선 라만 분광계 'SHERLOC'(주변 환경과 유기물·화학물질 스캔용 라만·루미네센스 장비)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 기기는 깊은 자외선 레이저를 대상에 발사한 뒤 에너지 변화로 반사된 빛을 읽어 특정 분자 결합을 식별한다.
솔 1180부터 1218 사이에 로버는 이 자외선 레이저를 브라이트 엔젤의 네 곳 표적에 조준했다. 스팀보트 마운틴이라 명명된 한 지점은 통제군으로 사용한 평범한 암석이었다. 나머지 세 지점(셰야바 폴스, 아폴로 사원, 월할라 글래이드)에서는 고분자 탄소의 분광 신호가 나타났다. 이 신호는 '지라픽 밴드'(G-밴드)로 불리며 환원된 탄소 원자들이 얽혀 교차 결합한 네트워크의 존재를 나타낸다. 이 구조는 화학적·열적 분해에 저항성을 지니고 있다.
퍼서비어런스 기기의 측정 정확도 범위 내에서 이 물질은 지구의 케로겐과 대략 일치한다. 다만 연구팀은 '케로겐'이라는 용어 사용을 피하기로 결정했다. 지구에서 케로겐은 거의 전적으로 수백만 년 전 매장된 미화석화된 미생물에서 비롯된 생물학적 물질이기 때문이다. 머피 연구원은 「'케로겐'이라는 용어는 생물 기원을 함축한다」며 「'고분자 탄소'는 기원이 생물인지 비생물인지 알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