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9일, 강원 삼척항 인근 어선 그물에 뭔가 걸렸다. 끌어올리자 1.8m짜리 백상아리였다. 열흘 뒤인 20일, 같은 해역에서 이번엔 2m 크기의 악상어가 같은 방식으로 포획됐다. 두 사건 모두 동해해양경찰서가 공식 확인했다. 삼척 앞바다에서 보름 사이에 두 번. 어민들 사이에선 "이런 건 처음"이라는 말이 나왔다.
국립수산과학원이 6월 24일 발표한 수치는 그 말이 과장이 아님을 증명한다. 올해 1월부터 6월 20일까지 동해안에서 혼획되거나 발견된 대형 상어류는 총 46건. 지난해 같은 기간 12건과 비교하면 3.8배 급증했다. 반년도 안 된 시점에 이미 작년 연간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기세다.
청상아리 23마리 — '위험 상어'가 절반
46마리의 구성이 더 문제다. 수산과학원이 6월 25일 공개한 종별 분류에 따르면, 사람에게 직접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청상아리가 23마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악상어 7마리, 청새리상어 7마리, 무태상어 5마리가 뒤를 이었다. 청상아리는 수온이 낮은 냉수대를 선호하며 빠른 유영 속도와 공격성으로 알려진 종이다. 이 상어들이 동해안 연안에 이렇게 집중적으로 나타난 적은 최근 수십 년 관측 기록에서도 드문 일이다.
원인은 수온이다. 수산과학원 분석에 따르면 올해 4~6월 동해안 평균 표층수온은 16.3℃로, 평년보다 1.1℃, 지난해 동기 대비 1.9℃나 올랐다. 표층수온 1℃ 상승은 해류 패턴과 먹이사슬 전체를 흔든다. 따뜻해진 동해로 고등어와 참다랑어 같은 대형 어류가 대거 유입됐고, 상어는 먹이를 쫓아 연안 가까이 밀려든 것으로 분석된다. 기후변화가 만든 연쇄 반응이다.
피서 시즌 D-30 — 지자체 대응은 어디에
문제는 타이밍이다. 동해안 주요 해수욕장들은 통상 7월 초부터 개장한다. 강릉 경포해수욕장, 속초 해수욕장, 삼척 맹방해수욕장 등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해변들이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상어 출현이 집중된 삼척 인근을 포함해 동해안 지자체 대부분은 상어 전용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조기경보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순욱 국립수산과학원장은 6월 24일 발표에서 해수욕장 이용객의 안전 주의를 촉구하며 상어 출현 감시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촉구'와 '필요성 언급'이 실제 안전망으로 이어지려면 지자체와 해양경찰, 수산과학원 간의 정보 공유 체계가 실시간으로 작동해야 한다. 현재 혼획 정보는 어선 신고에 의존하는 구조로, 연안에서 유영하는 상어를 사전에 탐지하는 수단은 사실상 없다.
호주와 미국 캘리포니아는 드론 감시, 음파 부표, 상어 탐지 태그 시스템을 해수욕장 개장 전부터 가동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는 드론으로 해변 500m 반경을 실시간 촬영해 상어 발견 즉시 해수욕객을 대피시키는 프로토콜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동해안에 그런 시스템이 없다는 사실은, 3.8배 급증이라는 수치 앞에서 더 이상 당연하게 넘길 수 없다.
올해 상어 출현 급증이 일시적 변동인지, 수온 상승에 따른 구조적 변화의 시작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46마리 중 23마리가 청상아리라는 사실, 그 중 상당수가 삼척 인근 연안에서 잡혔다는 사실은 지금 당장의 대응을 요구한다. 피서객 수백만 명이 그 바다로 들어가기까지 한 달이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