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4.2% 상승하며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국과 일본 역시 생산자물가 급등세를 보이며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시장의 전망을 바꾸고 있다.

미국 물가 상승세 지속,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져

미국 노동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 이는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전달(3.8%)보다 상승폭이 확대되며 4%대로 올라선 점이 주목된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2.9%를 기록하며 3%대 진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물가 상승세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올해 12월까지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67%로 높게 점치고 있다.

중국·일본 생산자물가 급등…공급망 충격 현실화

중국에서는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기록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에너지 가격이 15.8% 급등하는 등 원자재 및 산업용 생산재 가격 상승이 PPI 상승을 주도한 결과로 분석된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과 더불어 중국 정부의 과잉 생산 단속 강화가 기업들의 출혈 경쟁을 줄이고 가격 전가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역시 지난달 기업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6.3% 상승하며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은 석유 관련 제품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이러한 물가 상승세가 향후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긴축 공포 확산…경제 불확실성 증대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 기조를 수정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일본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상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경기 둔화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에너지 가격 불안이 지속되는 한, 글로벌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또한 증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