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700억 달러 규모의 이민 단속 예산안에 서명하며 수개월간 이어진 민주당과의 대치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예산안은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DHS) 산하의 이민세관단속국(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 ICE)과 국경세관보호국(Customs and Border Patrol, CBP)의 운영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예산안은 ICE와 CBP에 향후 트럼프 대통령 임기 종료 시점까지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게 됩니다. 앞서 지난해 7월, 의회가 통과시킨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을 통해 두 기관은 이미 1,400억 달러의 예산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민주당이 국토안보부 예산 차단을 시도한 것은 국경을 개방하려는 "사악한 의도"라고 비난하며, "혼돈과 범죄로 우리를 되돌리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예산안 통과는 지난 1월 발생한 두 명의 미국 시민 피살 사건 이후 더욱 첨예해진 대립 끝에 이루어졌습니다. 이 사건은 이민 단속 작전 중 발생했으며, 이후 민주당은 경찰관의 행동 규제 강화 조치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이민 단속 관련 신규 예산 지원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로 인해 국토안보부 산하의 비필수 업무가 76일간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습니다. 결국 ICE와 CBP 예산을 국토안보부의 다른 기관 예산과 분리하는 방안이 추진되었고, 공화당은 상원에서 단순 과반수 표결만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예산 조정(budget reconciliation)" 절차를 활용하여 이번 법안을 최종적으로 가결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번 예산안에 대해 이민자 권익 단체들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뉴욕이민협회(New York Immigration Coalition, NYIC)의 무라드 아와데(Murad Awawdeh) 회장은 "이 세금 지원 예산은 이민자들을 희생양 삼고 표적으로 삼는 것이 공공 안전을 향상시키거나 수백만 미국인의 삶을 개선할 것이라는 잘못된 전제 위에 세워졌다"며, "이 자금은 지역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가족을 분리하며, ICE에 미니애폴리스,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보았던 무법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으로 돌아갈 수 있는 허가증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