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 지난 6월 한 달간 거리 시위가 107건 발생해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 쿠바갈등관측소(OCC)가 3일 밝힌 이 수치는 올해 3월의 종전 최고치 54건을 거의 2배 웃도는 규모다. 극심한 전력난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활고가 장기화하면서 시민들의 저항이 임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쿠바 전력청에 따르면 지난 2일 전력 부족량은 1천980메가와트(MW)에 달했으며, 이는 전체 필요 전력량의 약 62%에 해당한다. 수도 아바나에서는 최소 24~48시간, 일부 지방에서는 그 이상 지속되는 정전으로 주민들이 에어컨은 물론 전등조차 켜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평균 기온 35도, 습도 90% 이상인 아열대 날씨 속 장시간 정전은 주민 생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시위는 주로 수도 아바나에 집중됐다. 전체 107건 중 82건이 아바나에서 발생했으며, 제2의 도시인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도 18건이 기록됐다. 시위 참여자들은 냄비를 두드리는 「카세롤라소」를 진행하고 바리케이드를 구축한 후 「자유」, 「즉각 개입」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인권단체 쿠바렉스에 따르면 시위 참여로 최소 38명이 체포됐으며, 유명 유튜버 에디 세바요스도 버려진 군사기지에서 촬영한 영상으로 간첩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생활고도 시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OCC 조사에 따르면 쿠바 가정의 월간 생계비는 7만 쿠바 페소(CUP)인 반면 평균 임금은 6천930페소에 불과해 생계비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같은 극심한 경제 상황 속에서 노인들이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구하는가 하면, 부모들이 자녀의 끼니를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고 관측소는 지적했다.

온라인상의 불만도 심각하다. 6월 한 달간 소셜미디어와 관영 매체 기사 댓글에서 포착된 불만·항의 건수는 1천220건에 달했다. 체제에 대한 비판이 406건으로 최다였고, 다음으로 공공서비스 부실 227건, 식량 및 인플레이션 146건, 치안 불안 142건의 순서로 나타났다. 쿠바 「사랑의 수녀회」 원장 나디에스카 알메이다 수녀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권의 시행착오와 생체 실험에 완전히 지쳤다」며 「전체주의의 역사는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경제 봉쇄가 해제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쿠바 정부의 시장 자유화 선언도 즉각적인 생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당국은 중무장한 내무부 소속 특수부대를 거리에 전면 배치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