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불닭볶음면'과 외형이 흡사한 제품이 올라왔다. 포장 색깔, 닭 캐릭터 배치까지 판박이다. 그러나 제조사는 다르고, 가격은 절반 이하다. 이 제품을 들여다본 소비자는 정품과 구별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K푸드의 세계적 인기가 높아질수록, 그 뒤를 따라붙는 모방 제품의 수도 늘고 있다.

급팽창하는 K푸드 수출, 그 이면의 위험

한국 농식품 수출액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증가해 연간 100억 달러 수준을 넘어섰다. 라면, 김, 김치, 고추장을 비롯한 가공식품이 수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문제는 그 성장의 반대편이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식품 브랜드의 외형을 모방한 이른바 '짝퉁 K푸드'가 동남아시아, 중화권,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공공연히 유통되고 있다. 포장 디자인을 그대로 베끼거나, 한글을 흉내 낸 가짜 글자를 넣어 정품처럼 위장한 사례가 꾸준히 보고된다.

피해는 단순히 매출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위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모방 제품이 정품으로 혼동될 경우, 소비자 안전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브랜드 신뢰도 훼손은 장기적으로 해당 기업은 물론 'K푸드' 전체의 이미지를 깎아내린다.

중소기업이 95% — 혼자 싸우기엔 너무 버거운 싸움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지적은 이 문제의 구조적 핵심을 짚는다. 수산 식품 수출기업의 95% 이상이 중소기업이라는 사실이다. 해외에서 상표권 침해나 디자인 모방 피해를 당해도 현지 법률 전문가를 고용하고, 복수의 국가에서 소송을 병행하는 것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특허청과 관련 기관이 해외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신청 요건과 절차의 복잡성, 지원 규모의 한계로 인해 실질적 도움에 닿지 못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모방 제품 생산 측은 낮은 생산 비용과 현지 법망의 허점을 활용해 빠르게 움직인다. 단속이 이루어지면 제품명이나 디자인을 조금 바꾸는 식으로 반복 회피한다. 법적 절차가 길어질수록 정작 피해 기업이 소진되는 구조다.

범정부 대응 체계, 왜 지금 필요한가

해외 지식재산권 보호는 기업 혼자의 문제로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입법 현장에서도 나오고 있다. 국정감사 자리에서 범정부 차원의 대응 체계 마련이 촉구된 배경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특허청, 외교부, 그리고 각국 재외공관이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상표권 침해 신속 대응 채널'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확산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실제로 프랑스, 이탈리아 등 식품 브랜드 강국들은 정부가 직접 나서 해외에서의 원산지 보호와 상표권 분쟁을 지원한다. 이탈리아는 '이탈리안 사운딩(Italian Sounding)' — 이탈리아와 관련 없는 제품에 이탈리아 이미지를 도용하는 행위 — 에 대해 EU 차원의 규범 제정까지 주도했다. 이미 수십억 유로 규모의 피해를 공식 집계하고 국가 브랜드 차원에서 대응한 것이다.

K푸드가 단순 수출 상품을 넘어 국가 소프트파워로 자리 잡은 지금, 그에 걸맞은 법적·제도적 보호 장치를 갖추지 않는 것은 시장을 키워놓고 울타리를 치지 않는 것과 같다. 수출 성장 숫자가 아니라, 그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가 지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