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으로 얻은 국내 정유업계의 호실적이 빠르게 반전되고 있다. 유가가 최근 1개월 사이 급락하면서 2분기 실적 개선이 꺾이고, 3분기에는 사업 손실 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966억원으로, 1분기 1조2천311억원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석유 사업 영업익 1조9천300억원에서 2분기 1조2천550억원으로 약 35% 급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는 전쟁 직후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으나, 종전 기대감으로 최근 7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정유사들이 고가의 원유를 2분기 말부터 정제에 투입하면서 재고 손실과 마이너스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전쟁 전 확보 원유가 적었던 일부 기업은 이미 5월부터 정유 사업이 적자로 전환했다. 1분기 국내 정유 4사 합산 영업이익 약 6조원 중 절반가량인 3조원이 재고 관련 이익과 래깅 효과로 발생한 일시적 수익이었다.
원유 도입가 부담도 여전하다. 사우디 아람코의 공식판매가격(OSP)은 최근 3개월 평균 배럴당 14.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6달러 대비 10배를 넘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평시 0.5달러에서 2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제유가 75달러라도 실제 도입 가격은 95달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3분기에 재고 손실과 마이너스 래깅 효과가 심화되면서 정유 사업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원가 부담 완화는 종전 이후 체결한 장기계약 물량이 본격 도입되는 3분기 말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