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환자 사망률이 올라갔다. 의료 공백이 본격화된 2024년 2월부터 7월까지, 전국 의료기관의 입원 환자 사망률은 1.01%를 기록했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같은 기간 평균인 0.81%보다 0.2%포인트 높다. 수치만 보면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전국 입원 환자 수를 대입하면, 이 0.2%포인트의 차이가 수천 명의 목숨과 맞닿는다. 이것이 '협상 결렬'의 실제 비용이다.

본지는 이 사태를 분명히 짚는다. 의료 공백의 장기화는 더 이상 정책 논쟁의 영역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응급실 침대 위에서 벌어지는 생사의 문제다. 정부와 의료계가 각자의 명분을 세우는 사이, 그 틈새에서 치러지는 대가는 고스란히 환자 몫이다. 강 대 강 대치를 멈추고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에 놓은 실질적 타협안을 지금 당장 도출해야 한다.

첫째, 의료 공백은 취약계층에게 불균형하게 집중된다. 대형 병원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방 환자, 중증 질환자, 고령층일수록 전공의 이탈의 충격을 더 크게 받는다. 서울 도심의 환자는 여러 병원 가운데 선택지를 찾을 수 있지만, 지방 거점 병원 하나에 의존해온 환자에게 공백은 곧 치료 중단을 뜻한다. 의료 불평등이 위기 상황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단순한 노사 갈등이 아니라 공중보건의 위기다.

둘째, 장기화는 의료 시스템 자체를 잠식한다. 남아 있는 의료진의 과부하는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는 지적이 의료 현장 곳곳에서 나온다. 극도의 피로 속에서 이루어지는 진료는 오진과 의료사고의 위험을 높인다. 당장의 공백도 문제지만, 이 상태가 지속될수록 버티던 의료진마저 현장을 떠나는 연쇄 이탈이 현실화될 수 있다. 사태가 길어질수록 복구는 더 어려워진다.

셋째, 신뢰의 붕괴는 숫자로 잡히지 않는다. 국민은 지금 병원 문 앞에서 망설인다. 아파도 '지금 가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을까'를 먼저 계산한다. 의료 불신이 일상화되면, 조기 진단의 기회를 놓쳐 더 큰 병으로 악화되는 사례가 늘어난다. 사망률 통계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은 이 '잠재적 피해'는 수년 뒤 더 무거운 청구서로 돌아올 것이다.

정부는 정책의 정당성을 주장할 권리가 있다. 의료계는 직업적 판단과 처우에 대한 요구를 개진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어떤 권리도, 치료받지 못한 채 사망률 통계의 한 줄이 된 환자의 목숨보다 앞설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옳은가'의 결론이 아니라, 환자 곁으로 의료진이 돌아올 수 있는 최소한의 합의다. 명분의 싸움은 그 이후에 계속해도 늦지 않다.

사망률은 이미 오르기 시작했다. 협상이 멈춰 있는 매일, 그 숫자는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