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이 상반기를 마무리하기도 전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 한도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소진하면서 하반기 대출 시장 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6월 2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정책성 대출 제외)은 647조 3131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과 협의해 설정한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가 4조 3300억원인 가운데, 5월과 6월 단 두 달간 7조 3656억원이 증가하며 절반에 가까운 48.9%를 이미 소진한 상황이다. 지난 1분기에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정책으로 인해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보수적으로 관리해 5조 8868억원을 감소시켰던 것과 대비된다.
4월 이후 급증세의 주요 원인은 증시 활황에 따른 신용대출 증가다.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6월 25일 기준 108조 7272억원으로, 코로나19 시기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4월 말 39조원대에서 6월 42조원대로 급증했다. 동시에 주택담보대출도 월별 기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는데, 추가 규제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집중된 영향이다.
은행권은 이미 대출 문턱을 높이는 조치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모기지보험 가입을 제한했고, 하나·우리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마이너스통장 만기 연장 시 한도를 최대 20% 감축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 증가세를 잡지 못하면 4분기에는 신규 대출 문을 거의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연말 총량을 맞추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는 은행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