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칩 제조업체 마이크론(Micron)이 월스트리트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한 달간 주가가 236% 급등하며 목요일 일시적으로 메타(Meta)와 테슬라(Tesla)의 시가총액을 추월했다. 마이크론은 금요일 마감 기준 시가총액 1조 2700억달러로 메타의 1조 3900억달러, 테슬라의 1조 4200억달러에 근접했으며, 주가는 1주당 1132달러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급변한 심리를 주도한 요인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붐에 따른 메모리칩 공급 부족이다. 마이크론이 생산하는 동적 메모리(DRAM), 낸드 플래시 메모리,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이 극도로 부족한 상황이다.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아마존(Amazon), 구글(Google), 메타, 오라클(Oracle) 등 AI 시스템 제조사들과 하이퍼스케일 기업들이 대량의 메모리를 사들이면서 개인용 컴퓨터나 게임기 제조사들까지 메모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공급 부족 현상은 일명 「래매게돈(RAMageddon)」으로 불리며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의 실적도 시장의 기대를 충족했다. 지난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414억 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했고, 순이익은 18억 8000만달러에서 282억달러로 급증했다. 회사는 4분기 매출을 490억∼510억달러로 전망했다.
투자 심리를 더욱 고조시킨 요인은 마이크론의 장기 공급 계약 전략이다. 회사는 엔비디아, AI 연구소 앤스로픽(Anthropic) 등과 체결한 16개의 전략적 고객 계약을 통해 수요 급감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윌리엄 블레어(William Blair) 분석가 세바스천 나지(Sebastien Naji)는 「장기 계약 확대로 인한 수익 안정성 개선」을 이유로 마이크론의 주가 상승을 긍정 평가했다.
다만 메모리칩 제조업의 고질적 문제인 수급 불균형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변수다. 과거 제조사들이 생산 능력을 확충할 때마다 수요 급감으로 적정 재고를 넘겨 가격 폭락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이 이번에는 이 악순환을 벗어날 수 있을지는 시간이 증명할 것으로 보인다.